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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City Life]  진짜 낙원 사모아



 매일경제 기사보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5&no=557790





머나먼 섬, 사모아에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만약 시간에 구애 받지 않았다면 나는 주저 없이 피지(FIJI)에서 일주일, 그 섬에서 일주일, 총 2주 이상의 휴가를 잡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리저리 형편이 되질 않아 피지에 여장을 푼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떠나야 했다. 피지(FIJI)는 내가 믿고 있는 한 지구상에서 ‘파라다이스’의 원형에 가장 가까운 곳이다. 그런 곳에서 하루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짐을 싸야 하다니… 어두컴컴한 새벽 하늘처럼 내 마음도 어두컴컴했다. 여기가 파라다이스인데, 어디로 또 간단 말인가? 호텔 스태프들이 날 위로했다. “괜찮아 피지에는 다음에 오도록 해. 사모아! 피지(FIJI)의 50 년 전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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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의 원형 

난디에서 출발한 피지에어웨이즈의 작은 비행기는 1시간 40분만에 사모아의 수도 아피아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 상상해보았다. 피지의 50년 전 모습이라…그게 무슨 뜻일까? 피지보다 문명이 조금 덜 발달되고 사람, 문화, 자연환경, 생활방식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사모아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었던 만큼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았다. 

사모아에서의 일주일을 보내고 난 지금 나에게 누가 묻는 다면 여전히 나는 두서 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요일엔 모든 사람들이 교회를 가고, 새벽이면 제일 먼저 일어나 집 안팎 빗질부터 하는 깔끔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100% 카카오 음료와 100% 진짜 레몬에이드를 끼니마다 마시고, 예쁘게 차려입은 훈남 훈녀들이 클럽에서 춤을 추고, 아이들이 해변에서 축구를 하고, 남자가 요리를 하고, 일가친척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 지금 가장 ‘핫’한 스포츠인 줌바댄스를 하고, 문신한 사람들이 존경을 받는 그런 나라야’ 

신이 인간을 창조한 모습 그대로, 낙원의 원형과 본질이 아직 남아있는 곳, 사람들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고, 남자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여자를 보호하며, 여자는 아이를 키우고 모두에게 존중을 받는 그런 곳, 각설하면 필자는 사모아 여행 후 삶의 태도와 방향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었다. 낙원은 결국 신이 만들고 보기 좋다고 하신 그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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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에 대하여 

사모아의 지도를 들여다 본다. 서사모아는 독일, 뉴질랜드의 통치를 받다가 1962년 완전히 독립해 남태평양의 섬들 중 가장 먼저 독립국이 되었다. 그리하여 서사모아는 공식적으론 ‘사모아 독립국’ 또는 그냥 ‘사모아’로 불린다. 동사모아는 아직도 미국령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동쪽의 사모아는 ‘미국령 사모아’라고 부른다. 사모아와 미국령 사모아, 즉 사모아 섬엔 두 개의 나라가 있는 셈이다. 사모아는 또 다시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도인 아피아(Apia)가 있는 우풀루섬(Upolo)과 사바이섬(Savaii)이다. 우풀루섬에 인구의 반인 10만명이 살고 사바이섬과 작은 섬들 9개를 합쳐 10개의 섬들에 10만명이 산다. 총 20여 만명의 인구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에서 살거나 유학하고 있는 재외 사모아인들의 인구만 8만여 명이 넘는다. 사람들은 ‘탈로파(Talofa)’ 라고 인사한다. 그들만의 언어인 사모아어가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해 여행자가 영어만 된다면 의사소통에 어려운 점은 없다. 

사모아를 대표하는 관광지를 굳이 꼽으라면 토수아(To Sua)부터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거대한 구멍’이란 뜻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이며 사모아에서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사진만 봐도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이 곳은 거대한 구멍에 물이 채워져 있는 자연이 빚어낸 천연 수영장, 자이언트 물웅덩이다. 긴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 끝이 안보이는 검푸른 물속에 몸을 날려 유영하는 사진만 봐도 사모아에 대한 로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랄로마누(Lalomanu) 비치는 세계 5대 해변으로 꼽히는 화이트샌드비치다. 이 아름다운 해변을 독점하는 대형리조트는 아직 없다. 사모아의 전통가옥 ‘팔레’스타일로 지어진 비치방갈로들에 머물고 여유넘치는 사모아인들과 농을 주고 받으며 바이리마(Vailima;사모아 대표맥주)를 마시는 데는 큰 돈이 필요 없다. 다만 먼 곳으로 떠날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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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는 시장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는 푸갈레이 마켓(Fugalei Market)에서는 사모아인들의 먹고사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주식인 타로, 브레드프룻, 바나나 외에도 전통음식, 각종 희안한 군것질거리, 물만 부어 끓이면 핫초콜릿이 되는 100% 카카오 가루, 수공예품 등이 흥미롭다.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으니 좋은 날을 골라 버스도 타보고, 시내도 걸어다니는 현지 체험을 해 본다. 말 나온김에 사모아의 버스를 언급 안 할 수 없다. 버스가 만석이라도 서서가는 사람이 없다. 제3의 좌석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사람의 무릎! 모르는 사람 무릎에 어떻게 앉을까? 이상할 수 있지만 사모아에선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잘 생긴 젊은 총각 무릎에 앉아서 로맨스를 꾀해봐야지 생각했으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만석버스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다. <보물섬>, <지킬앤하이드박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은 말년을 가족과 함께 사모아에서 보냈다. 그가 살았던 집은 현재 박물관으로 남아 낙원을 찾아 쇠약한 몸을 이끌고 이 곳에 정착했던 한 천재 작가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가 사랑했던 사모아를 상상해 보면서 100년 전 시간 속으로 잠시나마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사모아를 여행하는 동안 이곳에 정착한 이방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리조트도 낙원을 찾아 전 세계를 헤메다 정착한 미국인 부부가 만든 곳이다. 섬의 곳곳에서 뉴질랜드인들도 많이 만났다. 게리무어가 주연을 했던 1950년대 할리우드 영화 <리턴 투 파라다이스>가 촬영되었던 ‘리턴 투 파라다이스 비치’에는 같은 이름의 리조트가 건설되었다. 리조트의 주인은 당시 동네에 살았던 한 소녀다. 그녀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할머니가 되어 뉴질랜드인인 남편과 함께 고향에 돌아왔다. 어느 대형 리조트가 손을 내밀어도 꼼짝 않던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를 따뜻이 맞아 주었다. 그녀는 마을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아름다운 리조트를 만들어 사모아에 다시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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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인들을 만나는 시간 

사람이 전부다. 여행을 하면서 생긴 나름의 철학이다. 대단한 유적지, 장관, 절경보다도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사모아에선 사모아인들을 만나야 한다. 여행 첫 날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체크인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나름 고급 리조트로 알고 있는데 리셉션에 남아있는 직원은 딱 하나, 리셉션은 너무나 조용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환영인사와 체크인을 해 주던 고급 리조트를 상상하던 우리 일행은 잠시 후 짐을 들어주겠다고 나타난 직원들의 모습에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었다. 목이 늘어난 티셔츠와 작업복 같은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끌고 나타난 러기지 보이들은 그냥 지나가던 동네 총각들을 급히 데려온 듯한 모습이었다. 남루한 복장을 한 사람들은 수줍게 웃더니 우리 짐을 가지고 앞장섰다. 짐을 가지고 갑자기 달아나지는 않을까? 우리들을 어디 이상한데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닐까, 이들은 리조트 직원이 맞나? 의심이 꼬리를 물었다. 이 곳이 나름 사모아에선 최고급 리조트 중의 하나라는데 이건 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여유가 없는, 급하고 이기적인 도시의 영혼은 마음 한 켠에 발톱을 품고 아직도 웅크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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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화이트샌드비치로 유명한 랄로마누비치
밖으로 나왔다. 리조트 밖의 마을을 탐방하기 위해서다. 담도 없고 벽도 없는 집들이 몇 개 나타났다. 마을을 둘러봐도 되냐고 하니 ‘그러라’ 한다. 열 댓 명이 모여사는 듯한 작은 구역엔 벽도 없이 지붕만 얹어놓은 ‘팔레’라고 하는 가건물들이 여러 채 모여 있었다. 가장 안쪽에 있던 ‘팔레’에서 딸 둘을 재우면서 비스듬이 누워있는 사내를 만났다. 그는 옆으로 누운채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한국에서 왔지?”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알고보니 그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리조트의 리셉션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아까 그 짐을 날라주던 총각들과 비슷한 분위기의 옷차림이었다. 그는 영어도 완벽했고, 눈은 맑게 빛났다. 사내는 곧 식사준비를 할건데 먹고 가라고 툭 던진다.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사양하는 제스쳐를 슬쩍 흘려보았지만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있어 눌러앉기로 했다. 

남자들이 요리를 한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여자들은 멀찍이 앉아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저녁을 준비하는 것은 남자들의 몫, 불을 피우는 것부터 재료를 손질하는 것까지, 요리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노동이었다. 먼저 평평한 땅에 나무와 마른 코코넛껍질을 쌓아 불을 지폈다. 불이 거세지자 그 위에 차곡차곡 어른 주먹만한 돌들을 쌓는다. 불이 점차 사그라들면서 그 위에 올려놓은 돌들이 달아올랐다. 돌이 달구어지면 바나나, 타로, 브레드프룻 등을 돌 위에 올리고 연기가 새지 않게 바나나잎들을 겹겹히 덮어 재료를 푹 익힌다. 이것은 사모아인들의 전통 요리 방법 우무(Umu)였다. 그 사이 다른 몇몇은 코코넛을 쪼개 속을 박박 긁었다. 하얀 과육이 모이니 이것을 모아 코코넛 즙을 짜낸다. 이렇게 만든 하얀 크림에 양파, 소금, 타로잎을 썰어넣어 바나나잎으로 동그랗게 만든 용기에 몇 숟가락씩 넣고 봉하여 불 위에 올렸다. 이것이 우무 요리와 함께 먹으면 짭잘하게 간이 되어주는 팔루사미(Palmusami)다. 우무는 마오리족의 항이나 피지의 로보와 방식이 비슷했다. 그러나 항이나 로보는 땅을 파서 재료를 묻고 사모아인들의 우무는 평지에 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익은 바나나, 브레드프룻, 타로를 잘라 바나나잎에 올려주면 거기에 팔루사미를 덜어 짭짤하면서 크리미한 맛으로 같이 먹으면 좋다. 가장 간단한 요리이면서 노동집약적인 방식인 우무는 아직도 사모아인들이 지켜나가는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다. 서너명의 정장들이 두 세 시간을 꼬박 매달려 요리한 것 치고는 단촐한 상차림이지만, 가장 심플한 요리가 맛있는 요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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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사모아인들의 전통 요리 방법 우무(U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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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 내리는 처마 밑에 앉아 이방인들은 사모아인들과 첫 끼를 그렇게 나누었다. 대가족 단위로 전통 팔레에 사는 이들이나 현대적 시설을 갖춘 유럽식 집에 사는 이들이나 생활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 중심의 삶을 살고, 독실한 기독교 사회이지만 누구에게도 종교를 강요하진 않는다. 가족들은 분가해서도 같은 동네, 멀지 않은 지역에 모여 살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우무를 먹으러 한 집에 모인다.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를 알 정도로 가족공동체, 혈육공동체, 마을공동체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그들의 모습은 여유로움과 따뜻함, 그리고 자신감이 넘쳤다.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가족, 친척,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 얼굴을 보며, 음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컬쳐럴빌리지(Cultural Village)에 가면 된다. 사모아인들의 생활상과 역사를 알 수 있으며, 전통춤 관람, 점심식사로 우무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 컬쳐럴빌리지를 방문하면 문신의 종주국인 사모아인들이 문신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의미를 알 수 있다. 몸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모아식 전통 문신은 패션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헌신하겠다는 용기와 희생의 정신적, 육체적인 종합의식이다. 문신을 한 이는 가문의 영광이며 사회적으로도 존경의 대상인데,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다. 죽음을 각오할 정도의 결심을 하고 시작해야 하는 전통문신의식은 아무리 그만 두고 싶어도 한 번 시작하면 절대 멈출 수 없다. 문신을 하다 멈추면 자결을 택하는 것이 나을 정도로 수치스럽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사모아인들의 정신세계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컬쳐럴빌리지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니 꼭 들러 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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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아피아 시내

가족 그리고 이웃, 함께 하는 삶 

우리를 안내해 주던 현지인 ‘노아’라는 친구를 통해 사모아인들이 서로 얼마나 가깝게 지내는지 알 수 있었다. 시내에 몇 시간 돌아다니면 친구들, 친척들을 최소 5명 이상을 만난다. 아피아 시내가 작은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사모아인들의 커뮤니티가 강하고 조밀하다는 증거다. 길에서 아무나 붙잡고 ‘너 노아 알아?’ 라고 물으면 그 중 반은 안다고 하지 않겠니 농담을 했다. 농담으로 시작한 이야기였지만 우린 작은 실험을 해 보았다. 호텔 몇 곳을 방문하면서 아무나 붙들고 우리와 첫 끼니를 나누었던 리조트 직원 ‘오케이’를 아냐고 물어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그의 가까운 친척, 먼 친척들을 몇 명 만나기도 했다. 리조트에서 약간 떨어진 해변가를 거닐다가 배를 손질하는 어부를 만났다. 얼마 후 그가 ‘오케이’의 아버지란 것을 알고 놀란 적도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오케이’는 결혼 후 그의 처가 마을로 거처를 옮긴 것이었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이웃마을이었다. 한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가까운 친척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에게 이웃의 개념은 가족의 확대개념이다. 한 마을 또는 이웃마을에 사는 이들이 같은 직장이나 일터에 근무하는 일은 자연스러웠으니, 이들이 모두 알고 보면 모두 일가친척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여유 있고, 풍요롭고, 자존감이 강하고 행복한 사람들, 삶에 만족하고 나눌 줄 아는 그들의 모습을 어느 정도 알고 나니 첫 날의 리조트 분위기, 짐을 들어주던 청년들의 분위기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밤 9시가 넘으면 리조트 입구엔 찻잔을 놓고 담소를 나누며 동네 경로당 분위기를 연출하는 노인 두 사람이 나타난다. 이들은 밤 시간만 일하는 리조트의 경비원들이다. 도싯것들 눈으로 보면 노인들을 경비로 세우다니, 유니폼도 안 입고, 일도 안하고 수다만 하는거 아닌지 등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사모아에 며칠 있다보니 모든 것이 이해되고 이 마저도 정겹고 아름다워 보였다. 세련된 서비스와 완벽한 시설은 아니지만 사모아인들 덕분에 리조트는 최고로 편안하고 정감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힐튼, 쉐라톤 같은 특급 호텔들이 사모아에 들어온다 해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사모아에서 진짜 낙원의 모습을 보았다. 문명의 이기가 더 이상 이익이 아닌, 물질의 노예가 되고 기계가 우리의 시간을 모두 빼앗아가는 것이 정상인 곳에서 진짜 행복은 사람들을 통해 얻는 것이라는 것에 감동했다. 가족, 의무와 책임, 사랑과 희생, 그리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는 인간의 본질, 원형의 모습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했다. 자연을 가까이 한다며 온갖 장비와 보호장치로 완전 무장해야 안심했던 현대인의 모습에서 슬그머니 빗장을 풀고나니 나는 로빈슨 크루소였고 타잔이었다. 아무 장비 없이 절벽을 오르고 강을 가로지르고 폭포 물 속에 점프하면서 인간은 강하고 자연은 관대하다는 것도 터득했다. 사모아 여행 후 나는 착한 딸, 좋은 친구,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길 희망했고 그렇게 사는 것이 기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모아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사모아 가는길 

사모아까지의 직항은 없다. 피지의 난디공항에서 1시간 40분, 또는 호주의 시드니나 뉴질랜드에서 직항이 있다. 

기후와 시차 열대성 기후로 섭씨 13~30도, 5~10월은 건기로 날씨가 좋다. 시차는 한국보다 5시간 빠르며 세계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나라이다. 

환율과 전압 1탈라Tala 는 약 450원이다. 전압은 230V로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 

언어 영어와 사모아어를 쓴다. 

인종과 종교 폴리네시아족으로 순수 폴리네시아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 인구 20만명 중 98% 이상이 기독교이다. 

숙소 영화의 촬영지를 숙소로 만든 리턴투파라다이스(www.retruntoparadise resort.com)와 워터방갈로가 있는 고급리조트 코코넛비치클럽리조트앤스파(www.cbcsamoa.com), 아름다운 해변과 리프를 끼고 있는 아가리프리조트앤스파 (www.afareefresort.com) 등은 허니문이나 가족여행객에게 알맞다. 대형리조트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이들은 쉐라톤사모아애기그레이리조트(www.shraton.com/samoa) 를 추천한다. 

추천먹거리 오카 남태평양 버전의 물회로 코코넛크림과 라임즙, 향신료, 야채와 함께 생선을 썰어 넣어 만든 음식이다. 코코넛크림과 라임맛에 숙성되어 이국적인 맛을 내는 전통음식이다. 

코코사모아 식사후 마시는 디저트음료로 카카오 100% 음료다. 카카오열매를 볶아 가루를 내 물과 설탕을 섞어 마신다. 단맛이 없는 초콜릿드링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몬드처럼 카카오열매가 씹히면서 구수한 맛이 난다. 집에서 기른 카카오열매로 신선하게 볶아서 마시는국민음료다.













[글과 사진 여행작가 조은영 ((주)어라운더월드 대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82호(15.06.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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